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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글

桃李不言 下自成蹊

by 수르카 2022. 1. 27.

포털 다음의 브런치 서비스에 작가 신청을 막 마쳤다. 300자 내외의 신청서를 작성하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글을 쓰는 이유나 계획을 적는 것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글에 담아내고자 하는 위대한 생각들의 무게와 치열함을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다.

 

위대한 생각들의 대부분은 글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좋은 글은 생각들을 평면에 단순히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그 무게와 질감과 온도까지도 드러낸다. 좋은 글은 독자들을 압도하고, 끝내는 변화시킨다. 좋은 글을 읽은 후에는 더이상 그것을 읽기 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나는 그런 글을 전하고 싶고, 그런 글을 쓰고 싶다. 그러나 억지로 꾸며서, '읽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글을 쓰기까지의 치열함과 진중함, 낙담과 희망, 의혹과 확신이 하나의 길이 되어 그 경지에 이르고 싶다.

 

桃李不言  下自成蹊 (도리불언 하자성혜)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구절로, '복숭아나무와 배나무는 말이 없어도 그 아래로 저절로 길이 난다'는 의미이다. 나는 그 길에 찍힌 하나의 발자국이 되고싶다.